위임계약 해지, 약정이 민법보다 우선
최근 대법원은 당사자가 위임계약에서 민법 제689조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절차·손해배상책임을 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이 우선 적용되고 민법 규정은 배제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다215829 판결, ). 대상 판결은 위임계약 해지 시 손해배상책임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실무상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I. 사안의 개요
원고는 원단 도매업자이고, 피고는 의류제품 제조·판매업체입니다. 양측은 2011년 영업위임계약을 체결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숙녀복 원단 판매 권한을 위임하고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계약은 매년 자동 연장되었습니다.
피고는 2022. 3. 10. 직물 사업 철수를 통보하며 신규 수주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원고는 계약이 2022. 10. 31.까지 존속함에도 일방적으로 파기되어 수수료 상당 손해를 입었다며 1억 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의 전자우편이 계약 해지 통지에 해당하여 3개월 후인 2022. 6. 10. 계약이 해지되었고, 원고가 그 후 받지 못한 수수료 5,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피고에게 지연손해금과 함께 지급을 명했습니다.
II.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민법 제689조는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의 약정으로 적용을 배제하거나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전제했습니다(민법 제689조). 나아가 "당사자가 위임계약에서 민법 제689조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절차·손해배상책임을 정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 간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 거래의 안전과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단순히 주의적 성격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1항은 특정 사유 발생 시 즉시 해지할 수 있고 귀책당사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했으나, 제11조 제3항은 3개월 전 서면 통지로 해지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손해배상 의무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민법 제689조와 양립하기 어려워 임의규정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약정에 따른 민법 제689조 적용 배제 여부와 손해배상책임 발생 근거를 심리하지 않은 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III. 판결의 시사점
대상 판결의 핵심은 위임계약에서 당사자가 해지사유별로 손해배상 규정을 선택적으로 배치했다면 이는 민법 적용을 배제하려는 의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계약 자유의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파악하는 새로운 해석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특히 계약서에 특정 해지 사유에만 손해배상 조항을 두고 다른 해지 사유에는 손해배상 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후자의 경우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당사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실무적 기준을 확립했습니다.
IV. 위임계약 해지 분쟁에 대한 법무법인 시완의 전략
위임계약 해지 분쟁은 계약서 문언 분석, 민법 적용 배제 의사 확인, 손해배상 근거 검토가 핵심입니다. 법무법인 시완은 다음 전략을 제시합니다.
첫째, 계약서의 해지 조항을 정밀 분석합니다. 대상 판결이 제시한 바와 같이 해지 사유별로 손해배상 규정이 다르게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당사자의 민법 적용 배제 의사를 파악합니다.
둘째, 약정과 민법의 관계를 명확히 합니다. 계약 조항이 민법 제689조와 양립 가능한지, 아니면 민법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인지를 계약 전체 취지와 거래 관행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셋째,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를 확립합니다. 약정에 따라 민법이 배제된 경우 손해배상은 오직 계약상 근거가 있을 때만 인정되므로, 계약서의 손해배상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 또는 방어 전략을 수립합니다.
법무법인 시완은 대법원 판례를 정확히 이해하고 계약서 문언과 당사자 의사를 종합 분석하여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