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전원 상속포기 시 배우자 단독상속|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고 배우자가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하는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뿐 손자녀는 공동상속인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최근 선고되었습니다. 기존에 자녀들이 전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한 2015년 5월 대법원 판결을 약 8년 만에 변경한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의 사안을 살펴보면, 서울보증보험이 A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해 2011년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2015년 A가 사망하자 A의 아내는 상속한정승인을 하고 자녀들은 모두 상속포기를 하였고,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확정판결을 받은 A의 채무가 A의 손자녀들과 A의 아내에게 공동상속되었다는 이유로 2020년에 해당 확정판결에 대해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고, 이에 A의 손자녀들이 승계집행문 부여에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사람의 상속분이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 때 '다른 상속인'에는 배우자도 포함되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분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 반면 배우자와 자녀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때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규정한 민법 제1042조에 따라 후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고, 손자녀 이하 직계비속이 없다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종전 대법원 판례의 경우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움에도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손자·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봄으로써 당사자들의 기대와 의사에 반하고 사회 일반 법감정에도 반한다는 문제점이 있었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었더라도 그 이후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다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함으로써 상속에서 배우자의 지위 및 이에 관한 민법 제1043조의 해석론이 명확하게 정립되었고,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들이 상속에 따른 법률관계를 상속인들 의사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간명하고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